『위대한 개츠비』 & 『댈러웨이 부인』
•공통 키워드: 100년 전의 뉴욕과 런던
•비교 키워드: 재즈 시대의 뉴욕 vs 전후의 런던 거리
『위대한 개츠비』는 1925년 4월 처음 출판되었으며, ‘재즈 시대’로 불리던 1920년대 미국의 사회상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댈러웨이 부인』은 1925년 5월 발표된 소설로, 댈러웨이의 하루를 통해 20세기 초의 런던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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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 타이슨은 『비평이론의 모든 것』에서 열 가지 이상의 비평이론을 소개하면서 각 이론을 『위대한 개츠비』에 적용시켜 설명한다. 그가 수많은 작품 중 하필 『위대한 개츠비』를 고른 이유는 무엇일까? 언뜻 단순하게 여겨지는 이 작품에 이론이라는 빛을 비추면, ‘위대한 개츠비’의 수십 가지 그림자가 드러난다. 물론 이론 없이도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위대한 개츠비』의 화자 닉 캐러웨이는 미국 중서부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증권계에 몸담기 위해 동부로 이사한다. 닉은 롱아일랜드의 ‘웨스트에그’에서 살게 되는데, 바로 옆집에는 개츠비가 살고있다. 개츠비는 날마다 이유와 목적을 알 수 없는 성대한 파티를 개최한다. 닉은 곧 그 이유를 알게된다. 개츠비는 일부러 ‘이스트에그’에 있는 데이지의 집이 보이는 만 반대쪽 집을 사 그녀가 오기만을 바라며 매일 파티를 열었던 것이다. 닉은 이 파티에 드나드는 인물들의 이름을 열거한다. 이 인물들의 어두운 면면은 1920년대 미국 사회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듯 하다.
‘웨스트에그’와 뉴욕의 중간쯤에 있는 ‘잿더미 계곡’은 당대의 어둠을 보다 직접적으로 상징한다. 이곳은 T. S. 엘리엇의 시 ‘황무지’를 연상시킨다. 노란 안경 너머로 닥터 T. J. 에클버그의 눈동자(어느 안과의사가 설치한 광고판)만은 늘 이 땅을 응시하고 있다. 피츠제럴드는 작품 전반을 통해 색에 상징성을 부여했는데, 광고판의 안경과 개츠비의 차로 표상되는 노란색은 당시 현실을 지배했던 물질주의, 황금만능주의를 상징한다.
닉은 개츠비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을 경험한 후, 동부에 환멸을 느껴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닉은 마지막날 밤, 개츠비가 데이지의 집 잔교 끝에서 빛나는 초록색 불빛을 처음 찾아냈을 때의 놀라움을 생각한다. 개츠비의 초록색 불빛을 향한 꿈은 초기 미국 개척자였던 네덜란드 선원들의 위대한 꿈과 연결되며, 개츠비를 미국 그 자체의 상징으로 변모시킨다.
개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 믿었다. 해가 갈수록 우리에게서 멀어지기만 하는 황홀한 미래를. 이제 그것은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뭐가 문제겠는가.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리고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그러면 마침내 어느 찬란한 아침⋯⋯
그러므로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쉴새없이 과거 속으로 밀려나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제목에 얽힌 이야기
피츠제럴드는 이 작품의 제목을 정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한다. 처음 원고의 제목은 ‘황금 모자를 쓴 개츠비’였다가 이후 출간될 때는 편집자와 아내 젤다의 강력한 주장에 따라 『위대한 개츠비』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그가 생각했던 또 다른 제목으로는 ‘재의 골짜기와 백만장자들’, ‘웨스트에그의 트리말키오’, ‘푸른색과 붉은색 그리고 흰색’ 등이 있다.
+다른 작품에 등장하는 『위대한 개츠비』
이 작품은 후대의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다른 소설에 빈번하게 등장하기도 한다. 『호밀밭의 파수꾼』(J. D. 샐린저)의 주인공 콜필드는 그의 형에게 『무기여, 잘 있거라』(어니스트 헤밍웨이) 같은 작품을 『위대한 개츠비』와 어떻게 같이 좋아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자신도 『위대한 개츠비』는 좋아한다고 말한다. 『노르웨이 숲』(무라카미 하루키)의 주인공 와타나베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위대한 개츠비』이고, 이 책이 작품 속 다른 인물과 연결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선셋 파크』(폴 오스터)의 주인공 마일스 헬러는 한 공원에서 우연히 자신과 똑같은 책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있던 소녀 필라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필라는 마일스에게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닉 캐러웨이라고 설명한다.
+ Film
「위대한 개츠비」, 허버트 브레넌, 1926
80분, 흑백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원작으로 한 영화 중 가장 먼저 제작된 영화로, 피츠제럴드가 아내 젤다와 함께 영화를 보던 중 극장을 나갔다고 전해진다. 영화의 필름은 분실되어 현재 남아있지 않지만 예고편은 남아 있다.
「위대한 개츠비」, 엘리엇 뉴전트, 1949
91분, 흑백
1940년대 초 처음 기획되었으나 미국영화협회의 검열관이 재즈 시대를 묘사하는 새로운 영화를 제작하는 것을 거부했다. 영화 제작 허가를 받기 위해 당시 미국에서 시행되던 엄격한 영화제작법에 따라 원작의 내용을 수정했다.
「위대한 개츠비」, 잭 클레이튼, 1974
144분, 컬러
영화 <대부>의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각본을 맡았다. 로버트 레드포드와 미아 패로가 주연으로 출연했다. 영화 속 개츠비의 의상을 유명 디자이너 랄프 로렌이 디자인 하는 등 당대의 화려한 패션을 보여주며 제4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수상했다.
「위대한 개츠비」, 배즈 루어먼, 2013
143분, 컬러
<로미오와 줄리엣>, <물랑 루즈>의 감독 배즈 루어먼이 연출하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개츠비 역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1920년대가 2000년대를 만나다’는 테마에 맞춰 Jay Z가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비욘세, 칸예 웨스트, 라나 델 레이 등 팝가수들이 OST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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