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 『금각사』
•공통 키워드: 美, 불타다
•비교 키워드: 영원한 아름다움 VS 아름다움에 대한 질투
『설국』과 『금각사』 모두 일본의 탐미주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화재가 주요 사건으로 등장하는데, 『설국』의 요코는 화재로 사망하며, 죽음으로써 영원히 아름다운 존재가 된다. 『금각사』의 금각은 절대적인 미의 상징이나 질투에 휩싸인 주인공에 의해 불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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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는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미시마 유키오는 실제 사건을 면밀하게 취재하여 소설로 재구성했다. 금각사의 줄거리를 거칠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 미조구치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금각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감각을 미(美)의 상징으로 여긴다. 이후 금각사의 도제가 된 미조구치는 금각에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결국 방화를 저지른다.
주인공 미조구치가 방화를 하게 된 이유를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우선 표면적으로 드러난 이유는 ‘미에 대한 질투’이다. ‘미에 대한 질투’는 실제 사건에서 제시된 방화 동기이기도 하다. 미조구치가 해군기관학교 생도의 아름다운 단검에 몰래 칼자국을 새긴 사건은 자신을 소외시키는 미에 대한 질투심을 잘 보여주는 삽화이다.
미조구치는 작품 전반에 걸쳐 금각사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겪는다. 금각사를 보기 전, 그는 아버지의 말을 통해 금각을 절대적인 미의 상징으로 여긴다. 금각사를 처음 보고 실망했으나, 곧 몽상 속에서 금각의 아름다움이 되살아난다. 금각사의 도제가 된 이후에는 태평양 전쟁으로 금각이 불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자신과 가깝게 여겼다가, 패전 이후 공습으로 금각이 불에 탈 가능성이 없어지자 미에서 소외된 느낌을 받는다. 그 후 금각은 미조구치가 여성과 관계를 맺으려는 순간마다 나타나 훼방을 놓는다.
미조구치의 방화 행위를 해석하는 또 한 가지 방법은, 인물이 가진 여성에 대한 콤플렉스와 연결시켜 이해해 보는 것이다. 미조구치가 금각을 불태우려는 결심이 강화되는 순간에는 대체로 여성이 있다. 그의 감정의 근원이 되는 것은 우이코에게 거절당한 사건과 그녀의 죽음이 남긴 인상이다. 금각사는 우이코의 분신으로, 닿을 수 없는 미의 이미지를 공고히 한다.
금각에 대한 인상은 작품 전체를 통해 촘촘히 쌓아 올려진다. 금각에 대한 상념은 시시각각 변화하지만 작품 전반에서 금각은 절대적인 미의 상징으로 읽힌다. 금각이 미를 독점하는 동안은 금각 외의 것에서 가치를 발견하기 어렵다. 미조구치는 금각에 불을 지르는 행위를 통해 이런 절대성을 해소하려 한다.
+ Film
「타오름」, 이치카와 곤, 1958
99분, 흑백
이치카와 곤 감독은 원작 각색을 포기하고 미시마 유키오로부터 『금각사』의 창작 노트를 빌려 오리지널 각본을 썼다. ‘금각사’라는 고유명사 사용을 허락받지 못해 ‘취각’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절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주지와 관광객들에게 분노를 느껴 방화를 저지르는 내용으로 각색되었다.
「미시마 - 그의 인생」, 폴 슈레이더, 1985
121분, 컬러
영화 택시 드라이버의 각본가로 유명한 폴 슈레이더 감독의 영화로, 미시마 유키오의 삶과 그의 작품이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미(美)를 주제로 『금각사』를 다루고 있으며, 2장은 예술과 『쿄코의 집』, 3장은 행위와 『달리는 말』, 4장은 펜과 칼의 조화를 주제로 미시마 유키오의 죽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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