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이달의 고전

메데이아

강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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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함께 읽을 고전>
『메데이아』&『부서진 사월』

•키워드: 피로 쓴 복수
 

“나라면 아이 한 번 낳느니
        차라리 세 번 방패 들고 싸우는 쪽을 택하겠어요.”

“격정이 숙고보다 강력하니,
        그것은 인간들에게 가장 큰 재앙의 원인이로다!”

<메데이아>의 핵심 줄거리는, 사랑에 배신당한 여인이 자기 자식들을 죽여 남자에게 복수한다는 것이다.

첫 장면에 유모가 나와서 현상황을 개탄한다. 차라리 아르고 호의 항해가 없었더라면, 지금 같은 불행은 없었을 것이라고. 메데이아는, 황금양털 가죽을 구하러 콜키스에 온 이아손에게 반해서 아버지와 조국을 배반했건만, 남자는 이제 그녀를 버리고 코린토스 공주와 결혼하려 한다. 유모는 메데이아가 스스로 죽거나 남을 죽일까봐 걱정한다. 거기에 가정교사가 더 나쁜 소식을 가지고 온다. 코린토스 왕 크레온이 메데이아와 아이들을 추방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 사이에 무대 뒤에서 메데이아가 탄식한다. 여러 신을 부르며 남편의 배신을 비난하고, 저주를 퍼붓고 있다. 코린토스의 여인들로 구성된 합창단이 등장한다. 이들은 메데이아를 동정한다. 유모를 시켜서 메데이아를 불러낸다. 밖으로 나온 메데이아는 자신의 외로운 처지를 토로하고 남편의 배신을 비난한다.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운 처지와 여성 일반의 고통을 열거하며 합창단의 공감을 끌어낸다. 메데이아는 ‘야만 세계에서 온 마녀’가 아니라, 당대의 지적 조류를 체현한 ‘신식 여성’이다.
거기에 크레온이 나타난다. 그는 ‘영웅’ 메데이아와 대비되는 범용한 인물이다. 그는 영리한 메데이아가 자기 딸을 해칠까 두려워 찾아왔다. 당장 떠나기를 명한다. 메데이아는, 자신이 미워하는 것은 남편뿐이라며, 그저 이 나라에서 조용히 살게 해 달라고 청한다. 크레온이 거절하자, 그녀는 타협책을 제시한다. 추방을 하루만 늦춰달라는 것이다. 그녀는 자식들을 핑계로 앞세운다. 결국 크레온이 넘어간다. 메데이아는 시간을 얻었다.
이제 복수의 방법을 정해야 한다. 메데이아는 왕과 공주, 그리고 자기 남편을 죽이겠다고 선언한다. 그 목표를 이루고자 불과 칼도 생각해보지만, 결국 독을 쓰기로 결정한다.
메데이아는 처음엔 합창단을 상대로 의논한다. 하지만 점차 그녀는 주변을 잊고 자신과 의논을 이어간다. 그녀는 세상에 대적할 자 없는 강력한 존재다. 그녀의 의논 상대도, 격려하는 대상도, 맞싸워야 할 강력한 반대자도 자기 자신이다.
거기에 이아손이 나타난다. 그는 메데이아의 격한 성품이 추방을 자초했다고 몰아세운다. 어쨌든 그는 지금 그녀와 아이들을 위해 돈을 준비해 왔다. 메데이아는 그것을 거절하며 남편을 비난한다.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묻는다. 이것은 사실 그녀가 해결해야 할 두 번째 문제이다. 이아손은 자신이 새로 결혼한 주된 이유로 아이들을 내세운다. 유력자의 핏줄인 새 형제를 낳아주면,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좀 더 수월하리라는 것이다. 그는 다시 메데이아에게 금품과 추천장을 약속한다. ‘이득’을 강조한다. 메데이아가 단호히 거절하고, 결국 두 사람은 서로를 비난하며 헤어진다.
거기에 아이게우스가 나타난다. 오랫동안 자식을 얻고자 애써온 이 왕은 델포이에서 받은 신탁을 이해할 수 없어, 현자로 소문난 핏테우스를 찾아가는 길이다. 메데이아는 자기가 추방될 위기에 있다면서, 아이게우스에게 자신을 받아달라 간청한다. 자신이 약을 써서 아이게우스에게 아이를 얻게 해주겠노라고 약속한다. 아이게우스는 그녀의 처지를 딱히 여기고, 도피처를 제공해 주겠노라 맹세한다. 다만 아테나이까지 찾아오는 것만큼은 그녀 자신이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이제 도피처 문제가 해결되었다.
다음으로 메데이아는 복수 계획을 확정한다. 세 남자와의 만남에서 조금씩 자라온 생각이다. ‘귀족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아이들이다. 이아손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아야 한다!’ 하지만 이미 태어난 자식만 죽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 태어날 새로운 자식까지 차단하자면 새 아내도 죽여야 한다. 아이들에게 독 묻은 선물을 들려 왕녀에게 보내서 먼저 왕녀를 죽게 하고, 이어서 아이들을 죽이자.
이제 메데이아는 이아손을 다시 부른다. 자신이 어리석었노라고 자책하며, 아이들을 통해 선물을 보내고 왕녀의 동정을 얻어보자고 제안한다. 결국 아이들은 아버지를 따라 선물을 들고 나선다. 잠시 후 아이들이 돌아온다. 선물은 잘 전달되었다. 이제 메데이아는 돌아설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 왕녀는 확실히 죽을 것이고, 아이들도 무사할 수 없을 것이다. 적들이 손 대기 전에 아이들을 죽여야만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 무서운 계획을 쉽게 실행하지 못한다. 아이들의 눈을 들여다보고, 포옹하며 살 냄새를 맡아보고 주저하고 절망한다. 그녀의 마음이 계속 바뀐다. 
그때 한 사람이 달려와서 왕녀와 왕의 죽음을 전한다. 왕녀는 선물 받은 드레스와 관(冠)을 착용했다가 온몸이 타들어가 죽었고, 왕도 달려와 딸을 껴안았다가 같이 타서 죽었다. 이제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적들이 몰려와 아이들을 해칠 것이다. 혹시 누군가가 아이들을 해쳐야만 한다면 그것은 자신이어야 한다. 메데이아는, 이 하루 동안만 아이들을 잊었다가 나중에 슬퍼하자고 다짐한다. 곧 집안에서 아이들의 비명 소리가 들린다.
이아손이 달려온다. 메데이아를 비난하며 아이들을 찾는다. 메데이아가 갑자기 지붕 위에 나타난다. 태양신이 보낸, 용이 끄는 수레를 타고 있다. 아이들의 시신도 거기 얹혀 있다. 남편은 아이들의 죽음을 비통해하고,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몸에 손이라도 대어보기를 원한다. 하지만 메데이아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헤라 신전에 두고 갈 것이며 앞으로 그 아이들을 기리는 축제가 있으리라고 예언한다. 보통 ‘기계장치를 타고 나타난 신deus ex machina’이 하는 발언이다.

이제 운명이 바깥에서, 신들로부터 닥치던 시절은 지났다. 인간 내부의 제어할 수 없는 힘이 인간에게 운명으로 작용하고, 불행을 가져오게 되었다. 그 힘은 신의 자리를 차지했다. 아이들이 죽는 순간,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메데이아도 죽었다. 남은 것은 신의 지위에까지 올라간 분노와 격정뿐이다. 신들이 사라진 시대에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비이성이다. 
이 작품은 기원전 431년 펠로폰네소스 전쟁 발발 직전에 상연되었다. 그 전쟁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도덕적 카오스, 맹세와 약속이 효력을 잃고 신탁까지도 대수롭지 않게 위조되는 시대, 폭력과 광기, 자제되지 않은 분노와 무모함의 시대를 예감하게 하는 작품이다.
 

+Film
Medea (1988), Lars von Trier 감독, 76분, 컬러
Medea (1969), Pier Paolo Pasolini 감독, 106분, 컬러
파솔리니의 작품에는 마리아 칼라스가 여주인공으로 나왔다.

+연극
Jean Anouilh, Médée(1953)

+Music
Médée, Opéra-comique Luigi Cherubini(1797)
 

-강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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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이달의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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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함께 읽을 고전>
『메데이아』&『부서진 사월』

•키워드: 피로 쓴 복수
 

“나라면 아이 한 번 낳느니
        차라리 세 번 방패 들고 싸우는 쪽을 택하겠어요.”

“격정이 숙고보다 강력하니,
        그것은 인간들에게 가장 큰 재앙의 원인이로다!”

<메데이아>의 핵심 줄거리는, 사랑에 배신당한 여인이 자기 자식들을 죽여 남자에게 복수한다는 것이다.

첫 장면에 유모가 나와서 현상황을 개탄한다. 차라리 아르고 호의 항해가 없었더라면, 지금 같은 불행은 없었을 것이라고. 메데이아는, 황금양털 가죽을 구하러 콜키스에 온 이아손에게 반해서 아버지와 조국을 배반했건만, 남자는 이제 그녀를 버리고 코린토스 공주와 결혼하려 한다. 유모는 메데이아가 스스로 죽거나 남을 죽일까봐 걱정한다. 거기에 가정교사가 더 나쁜 소식을 가지고 온다. 코린토스 왕 크레온이 메데이아와 아이들을 추방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 사이에 무대 뒤에서 메데이아가 탄식한다. 여러 신을 부르며 남편의 배신을 비난하고, 저주를 퍼붓고 있다. 코린토스의 여인들로 구성된 합창단이 등장한다. 이들은 메데이아를 동정한다. 유모를 시켜서 메데이아를 불러낸다. 밖으로 나온 메데이아는 자신의 외로운 처지를 토로하고 남편의 배신을 비난한다.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운 처지와 여성 일반의 고통을 열거하며 합창단의 공감을 끌어낸다. 메데이아는 ‘야만 세계에서 온 마녀’가 아니라, 당대의 지적 조류를 체현한 ‘신식 여성’이다.
거기에 크레온이 나타난다. 그는 ‘영웅’ 메데이아와 대비되는 범용한 인물이다. 그는 영리한 메데이아가 자기 딸을 해칠까 두려워 찾아왔다. 당장 떠나기를 명한다. 메데이아는, 자신이 미워하는 것은 남편뿐이라며, 그저 이 나라에서 조용히 살게 해 달라고 청한다. 크레온이 거절하자, 그녀는 타협책을 제시한다. 추방을 하루만 늦춰달라는 것이다. 그녀는 자식들을 핑계로 앞세운다. 결국 크레온이 넘어간다. 메데이아는 시간을 얻었다.
이제 복수의 방법을 정해야 한다. 메데이아는 왕과 공주, 그리고 자기 남편을 죽이겠다고 선언한다. 그 목표를 이루고자 불과 칼도 생각해보지만, 결국 독을 쓰기로 결정한다.
메데이아는 처음엔 합창단을 상대로 의논한다. 하지만 점차 그녀는 주변을 잊고 자신과 의논을 이어간다. 그녀는 세상에 대적할 자 없는 강력한 존재다. 그녀의 의논 상대도, 격려하는 대상도, 맞싸워야 할 강력한 반대자도 자기 자신이다.
거기에 이아손이 나타난다. 그는 메데이아의 격한 성품이 추방을 자초했다고 몰아세운다. 어쨌든 그는 지금 그녀와 아이들을 위해 돈을 준비해 왔다. 메데이아는 그것을 거절하며 남편을 비난한다.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묻는다. 이것은 사실 그녀가 해결해야 할 두 번째 문제이다. 이아손은 자신이 새로 결혼한 주된 이유로 아이들을 내세운다. 유력자의 핏줄인 새 형제를 낳아주면,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좀 더 수월하리라는 것이다. 그는 다시 메데이아에게 금품과 추천장을 약속한다. ‘이득’을 강조한다. 메데이아가 단호히 거절하고, 결국 두 사람은 서로를 비난하며 헤어진다.
거기에 아이게우스가 나타난다. 오랫동안 자식을 얻고자 애써온 이 왕은 델포이에서 받은 신탁을 이해할 수 없어, 현자로 소문난 핏테우스를 찾아가는 길이다. 메데이아는 자기가 추방될 위기에 있다면서, 아이게우스에게 자신을 받아달라 간청한다. 자신이 약을 써서 아이게우스에게 아이를 얻게 해주겠노라고 약속한다. 아이게우스는 그녀의 처지를 딱히 여기고, 도피처를 제공해 주겠노라 맹세한다. 다만 아테나이까지 찾아오는 것만큼은 그녀 자신이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이제 도피처 문제가 해결되었다.
다음으로 메데이아는 복수 계획을 확정한다. 세 남자와의 만남에서 조금씩 자라온 생각이다. ‘귀족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아이들이다. 이아손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아야 한다!’ 하지만 이미 태어난 자식만 죽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 태어날 새로운 자식까지 차단하자면 새 아내도 죽여야 한다. 아이들에게 독 묻은 선물을 들려 왕녀에게 보내서 먼저 왕녀를 죽게 하고, 이어서 아이들을 죽이자.
이제 메데이아는 이아손을 다시 부른다. 자신이 어리석었노라고 자책하며, 아이들을 통해 선물을 보내고 왕녀의 동정을 얻어보자고 제안한다. 결국 아이들은 아버지를 따라 선물을 들고 나선다. 잠시 후 아이들이 돌아온다. 선물은 잘 전달되었다. 이제 메데이아는 돌아설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다. 왕녀는 확실히 죽을 것이고, 아이들도 무사할 수 없을 것이다. 적들이 손 대기 전에 아이들을 죽여야만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 무서운 계획을 쉽게 실행하지 못한다. 아이들의 눈을 들여다보고, 포옹하며 살 냄새를 맡아보고 주저하고 절망한다. 그녀의 마음이 계속 바뀐다. 
그때 한 사람이 달려와서 왕녀와 왕의 죽음을 전한다. 왕녀는 선물 받은 드레스와 관(冠)을 착용했다가 온몸이 타들어가 죽었고, 왕도 달려와 딸을 껴안았다가 같이 타서 죽었다. 이제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적들이 몰려와 아이들을 해칠 것이다. 혹시 누군가가 아이들을 해쳐야만 한다면 그것은 자신이어야 한다. 메데이아는, 이 하루 동안만 아이들을 잊었다가 나중에 슬퍼하자고 다짐한다. 곧 집안에서 아이들의 비명 소리가 들린다.
이아손이 달려온다. 메데이아를 비난하며 아이들을 찾는다. 메데이아가 갑자기 지붕 위에 나타난다. 태양신이 보낸, 용이 끄는 수레를 타고 있다. 아이들의 시신도 거기 얹혀 있다. 남편은 아이들의 죽음을 비통해하고,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몸에 손이라도 대어보기를 원한다. 하지만 메데이아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헤라 신전에 두고 갈 것이며 앞으로 그 아이들을 기리는 축제가 있으리라고 예언한다. 보통 ‘기계장치를 타고 나타난 신deus ex machina’이 하는 발언이다.

이제 운명이 바깥에서, 신들로부터 닥치던 시절은 지났다. 인간 내부의 제어할 수 없는 힘이 인간에게 운명으로 작용하고, 불행을 가져오게 되었다. 그 힘은 신의 자리를 차지했다. 아이들이 죽는 순간,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메데이아도 죽었다. 남은 것은 신의 지위에까지 올라간 분노와 격정뿐이다. 신들이 사라진 시대에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비이성이다. 
이 작품은 기원전 431년 펠로폰네소스 전쟁 발발 직전에 상연되었다. 그 전쟁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날 도덕적 카오스, 맹세와 약속이 효력을 잃고 신탁까지도 대수롭지 않게 위조되는 시대, 폭력과 광기, 자제되지 않은 분노와 무모함의 시대를 예감하게 하는 작품이다.
 

+Film
Medea (1988), Lars von Trier 감독, 76분, 컬러
Medea (1969), Pier Paolo Pasolini 감독, 106분, 컬러
파솔리니의 작품에는 마리아 칼라스가 여주인공으로 나왔다.

+연극
Jean Anouilh, Médée(1953)

+Music
Médée, Opéra-comique Luigi Cherubini(1797)
 

-강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