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이달의 고전

모래 사나이

E. T. A. 호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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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도디

북도디

das Unheimliche 억압된 것들의 재래로 인한 야릇한 불안. 설명할 수 없고 막연하지만 동시에 너무 생생한 유년기 그리고 성장기의 불안을 극한까지 끌고나가는 환상소설. 어린 시절 갑자기 시력을 상실한다면? 이라는 이상하고도 막연한 근거 없는 불안감에 시달렸던 (사실 요즘도 가끔 그런 상상을 떠올린다) 나는 이달의 고전 두 권이 모두 매우 반가웠다. 그럼에도 흐릿한 기억에 다시 책장을 들추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주어 고마웠다는...

2026.01.31

<2026년 1월 함께 읽을 고전>

『모래 사나이』&『눈먼 자들의 도시』

•키워드: 잃어버린 눈

 

 현대 환상 문학의 대가로 꼽히는 이탈로 칼비노는 대표적인 환상 문학을 망라하여 『세계의 환상 소설』이라는 선집을 엮었다. 칼비노는 호프만이 유럽 문학에 끼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적어도 19세기 초반의 ‘환상 소설’은 ‘호프만식 소설’과 동의어라고 말한다. 이런 소설들의 공통점은 시각적 환상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환상 소설은 시각적 환영을 통해 일상적 세계의 뒷면, 우리가 보는 것의 실재를 탐구한다.   
 「모래 사나이」가 실린 단편집 『밤 풍경』 역시 이런 환상 소설의 면모를 보여준다. 어둠과 빛의 대비를 통해 밤의 장면을 묘사하는 회화 ‘밤 풍경’처럼, 단편집 속 소설들은 인간을 위협하는 정신의 어두운 면, 이성의 힘으로 설명되지 않은 영역을 보여준다. 「모래 사나이」는 세 통의 편지와 작가로 설정된 화자의 서술로 이루어져 있다. 나타나엘의 편지와 클라라의 편지는 같은 사건을 완전히 다르게 본다. 독자에게 의구심을 주는 이러한 서술은 기이한 현실의 삶을 보여주려는 화자의 전략이다.

 오, 나의 독자여! 그러면 그대는 현실의 삶보다 더 기이하고 광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작가는 현실의 삶을 흐린 거울의 어두운 영상처럼 묘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모래 사나이」의 주인공 나타나엘은 어린 시절 유모에게 모래 사나이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후 아버지를 찾아오는 변호사 코펠리우스를 모래 사나이라 믿는다. 나타나엘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눈’과 관련된 사건이나 코펠리우스를 연상시키는 인물들을 맞닥뜨릴 때마다 공포에 휩싸인다. 호프만은 아이의 눈에 모래를 뿌려 잠이 오게 만드는 민담 속 요정을 무시무시한 공포의 상징으로 바꿔놓았다. 
 이 소설의 가장 핵심적인 모티브는 ‘눈’이다. 나타나엘은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눈’ 혹은 ‘시각’을 상실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성인이 된 나타나엘 앞에 등장한 청우계 장수 코폴라는 이탈리아어로 눈구멍을 뜻하는 ‘coppa’라는 단어를 연상시킨다. 나타나엘은 코폴라에게 구매한 망원경으로 올림피아를 들여다보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보기’ 행위를 통해 자신의 눈을 빼앗긴 나타나엘은 광기에 사로잡혀 정신병원에 끌려간다. 이러한 나타나엘의 불안을 거세 공포와 연결 지은 프로이트의 해석은 이 작품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기도 했다.
 나타나엘을 광기에서 구해낸 것은 ‘이성’의 소유자 클라라이다. 나타나엘은 헌신적인 그녀의 도움을 받아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코폴라의 망원경으로 클라라를 바라보는 순간, 짧았던 평온의 순간은 깨지고 만다. 나타나엘은 클라라를 탑 밑으로 밀어 죽일 뻔하고, 자신도 탑 밑에서 코펠리우스를 발견하자 아래로 몸을 던진다.

“그래! 아름다운 눈이야, 아름다운 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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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이달의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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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함께 읽을 고전>

『모래 사나이』&『눈먼 자들의 도시』

•키워드: 잃어버린 눈

 

 현대 환상 문학의 대가로 꼽히는 이탈로 칼비노는 대표적인 환상 문학을 망라하여 『세계의 환상 소설』이라는 선집을 엮었다. 칼비노는 호프만이 유럽 문학에 끼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적어도 19세기 초반의 ‘환상 소설’은 ‘호프만식 소설’과 동의어라고 말한다. 이런 소설들의 공통점은 시각적 환상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환상 소설은 시각적 환영을 통해 일상적 세계의 뒷면, 우리가 보는 것의 실재를 탐구한다.   
 「모래 사나이」가 실린 단편집 『밤 풍경』 역시 이런 환상 소설의 면모를 보여준다. 어둠과 빛의 대비를 통해 밤의 장면을 묘사하는 회화 ‘밤 풍경’처럼, 단편집 속 소설들은 인간을 위협하는 정신의 어두운 면, 이성의 힘으로 설명되지 않은 영역을 보여준다. 「모래 사나이」는 세 통의 편지와 작가로 설정된 화자의 서술로 이루어져 있다. 나타나엘의 편지와 클라라의 편지는 같은 사건을 완전히 다르게 본다. 독자에게 의구심을 주는 이러한 서술은 기이한 현실의 삶을 보여주려는 화자의 전략이다.

 오, 나의 독자여! 그러면 그대는 현실의 삶보다 더 기이하고 광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작가는 현실의 삶을 흐린 거울의 어두운 영상처럼 묘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모래 사나이」의 주인공 나타나엘은 어린 시절 유모에게 모래 사나이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후 아버지를 찾아오는 변호사 코펠리우스를 모래 사나이라 믿는다. 나타나엘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눈’과 관련된 사건이나 코펠리우스를 연상시키는 인물들을 맞닥뜨릴 때마다 공포에 휩싸인다. 호프만은 아이의 눈에 모래를 뿌려 잠이 오게 만드는 민담 속 요정을 무시무시한 공포의 상징으로 바꿔놓았다. 
 이 소설의 가장 핵심적인 모티브는 ‘눈’이다. 나타나엘은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으로 ‘눈’ 혹은 ‘시각’을 상실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성인이 된 나타나엘 앞에 등장한 청우계 장수 코폴라는 이탈리아어로 눈구멍을 뜻하는 ‘coppa’라는 단어를 연상시킨다. 나타나엘은 코폴라에게 구매한 망원경으로 올림피아를 들여다보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보기’ 행위를 통해 자신의 눈을 빼앗긴 나타나엘은 광기에 사로잡혀 정신병원에 끌려간다. 이러한 나타나엘의 불안을 거세 공포와 연결 지은 프로이트의 해석은 이 작품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기도 했다.
 나타나엘을 광기에서 구해낸 것은 ‘이성’의 소유자 클라라이다. 나타나엘은 헌신적인 그녀의 도움을 받아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코폴라의 망원경으로 클라라를 바라보는 순간, 짧았던 평온의 순간은 깨지고 만다. 나타나엘은 클라라를 탑 밑으로 밀어 죽일 뻔하고, 자신도 탑 밑에서 코펠리우스를 발견하자 아래로 몸을 던진다.

“그래! 아름다운 눈이야, 아름다운 눈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