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 & 『솔라리스』
• 공통 키워드: 인간과 인간 아닌 것
• 비교 키워드: 괴물 vs 미지의 존재
진흙으로 나를 인간으로 빚어달라고
내가 요청했습니까, 창조주여? 어둠에서
나를 끌어내 달라고 간청했습니까?
밀턴의 『실낙원』에서 루시퍼는 자신을 만든 신에게 이렇게 항의하고, 메리 셸리는 이 시행을 『프랑켄슈타인』의 제사로 사용하여 여기서 그려낸 괴물의 항의를 표현한다. 19세기 고딕 소설의 고전으로 유명한 이 소설은 괴물을 정형화된 공포의 대상으로 제시한 영화나 텔레비전 시리즈보다 세부적인 묘사가 풍부하고 인물들이 더 충실하게 그려져 있으며 줄거리의 짜임새도 더욱 복잡하다. 무엇보다도 괴물을 제시하는 관점이 상당히 다르다. 그 피조물은 자기 생각을 명확히 표현하고 적어도 처음에는 다분히 공감을 느낄 줄 알기 때문에 순전히 무시무시한 존재는 아니다. 그가 저지르는 복수 행각이 지나치기는 하지만 타당한 이유가 있다. 당대 고딕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은 음울한 분위기에 젖어 있지만 공포를 유발하는 것이 초자연적 요소가 아니라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요소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프랑켄슈타인』에서 주인공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은 사체를 결합하고 어떤 비책을 사용하여 생명을 불어넣어 인조인간을 만들어낸다. 이런 소재는 당시 죽은 개구리에 전류를 통하게 해서 움직이게 만든 실험이 유명해지면서 생명의 본질과 연장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던 시대적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이어서 인간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여 신과 마찬가지로 생명을 창조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와 가능성에 대한 논의는 숱한 철학적, 신학적 논의를 유발했다. 이처럼 당대의 과학적 실험과 발견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공상과학소설의 시조로 불릴 수도 있다.
그러나 메리 셸리는 이 소설에서 인조인간의 탄생 그 자체보다는 사회에서 배척되어 고립된 자의 분노와 고통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이 만든 피조물의 흉측한 모습을 보고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고 위협해서 쫓아낸다. 그 피조물은 이름도 받지 못한 채 괴물이나 악마 또는 그것 등으로 불리고,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살아가면서 자신을 만들어놓고 배척한 창조자에 대한 분노로 복수를 감행한다. “내 악행은 그토록 혐오스러운 고독을 내게 강요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오!” 그 피조물은 (드라큘라와 달리) 선천적으로 악마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이 받아야 할 보살핌이나 관심, 애정의 부재로 인해 악마로 변해간다.
이 소설의 피조물을 통해 메리 셸리는 퍼시 셸리와의 도피 행각으로 인해 자기 가족을 비롯한 영국의 지인들에게 철저히 절연되고 배척된 상황에서 느낀 상실감과 죄의식, 고통을 표현하고 있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첫 아기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고 두 번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상태에서 그녀에게는 새로운 생명이 비록 혐오스럽고 괴기스러운 인조인간이더라도 애정과 관심을 마땅히 받아야 할, 즉 사회적 관계를 단단히 맺어야 할 존재로 보였을 것이다. 신에게서 배척되어 분노를 표출하는 루시퍼에서부터 소외감과 고독으로 복수를 다짐하는 이 작품의 피조물에 이르기까지 변두리에 내몰린 인물들은 파괴적 결과를 만들어낸다. 루시퍼의 항의는 근본적인 인간적 물음이고, 이 소설이 지닌 생명력은 바로 그런 의문을 제기한다는데 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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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hind the Story
이 작품의 탄생과 관련된 일화는 <<고딕>>(1986),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2017) 같은 영화에서도 소개되어 널리 알려져 있다. 영국의 유명한 철학자 윌리엄 고드윈과 『여성의 권리 옹호』의 저자로 유명한 사상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딸로 태어난 메리 고드윈은 유부남이었던 시인 퍼시 바이시 셸리와 사랑에 빠져 유럽으로 도피 행각을 벌였고, 스위스의 레만호 인근에 머물던 바이런 경과 교류하며 지내던 중 궂은 여름 날씨에 줄곧 집안에 갇혀 있다가 각자 공포 소설을 써보자는 바이런 경의 제안에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 바이런 경과 시인 셸리, 메리와 바이런 경의 주치의였던 존 폴리도리, 이 네 사람의 교류에서 결국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 폴리도리의 『뱀파이어』(1819)가 탄생했고, 이 두 작품은 당대 고딕 소설의 고전이 되었다.
+ Film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에 발간된 후 대중적인 인기를 모은 후 다양한 연극으로 상연되었다. 이후 대중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수많은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 비디오게임, 그 외의 파생 작품들을 낳았다. 특히 유명한 영화로 1931년 유니버설 픽쳐스에서 제임스 웨일 감독이 제작한 『프랑켄슈타인』은 보리스 칼로프가 괴물 역을 맡았다. 영국 햄머 필름즈에서는 이 작품을 시리즈로 제작했고 첫 번째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저주』(1957)에서는 크리스토퍼 리가 주연을 맡았다. 수많은 영화에서 괴물은 무자비하고 야만적인 짐승에서부터 일종의 비극적 존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제시되었다.
+ 리뷰
출간 당시 『프랑켄슈타인』에 대한 평가는 다양했다. 월터 스콧 같은 대문호는 “작가의 비범한 시적 상상력을 드러내는 듯한 특별한 이야기”라고 칭찬했지만, 십대의 젊은 여자가 쓰기에는 너무 과감하다든가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출간 직후 대중적 인기를 모았고 오늘날에는 획기적인 고딕소설이자 공상과학소설의 효시로 평가된다.
— 이미애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