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네 집 쪽으로』 &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공통 키워드: 기억과 시간
•비교 키워드: 잃어버린 시간 vs 잊어버린 시간
「스완네 집 쪽으로」는 총 7편으로 이루어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첫 편으로, 잠 못 드는 밤 ‘나’의 회상으로 시작된다. 두서없는 회상들 속에서 차에 적신 마들렌 조각의 맛은 ‘나’에게 잃어버린 시간, 구체적 기억을 떠오르게 만든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는 십 년 전 기억상실증에 걸린 탐정 ‘나’가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는 여정을 따라가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잃어버린 시간’을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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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네 집 쪽으로」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방대한 연작 소설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프루스트는 1908년 이 소설에 대한 아이디어(사교계 자아와 창작자의 자아, 의지적 기억과 무의지적 기억의 구분)를 가지고 1909년 집필에 착수한다.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예상조차 훨씬 뛰어넘는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게 되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갈리마르 출판사의 카르토판을 기준으로 1편 「스완네 집 쪽으로」(336쪽), 2편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405쪽), 3편 「게르망트 쪽」(459쪽), 4편 「소돔과 고모라」(401쪽), 5편 「갇힌 여인」(311쪽), 6편 「사라진 알베르틴」(212쪽), 7편 「되찾은 시간」(275쪽)으로 총 2399쪽에 달한다.
프루스트는 가필을 통해 이미 쓴 작품의 분량을 계속 늘려나갔는데, 이런 고쳐쓰기를 위해 노트의 뒷면은 남겨두고, 그마저도 모자라면 별지를 풀로 붙여 이어나갔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화자 마르셀에 따르면 글쓰기는 대성당 혹은 드레스 짓기에 견줄만한 작업이다. 언뜻 무질서하게 느껴지는 이 소설 속에 대성당을 떠받치는 기둥, 드레스의 옷본이 숨어있는 것이다.
오랜 시간,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왔다.
소설의 문을 여는 이 문장을 통해 프루스트는 작품 전체의 의미를 드러내 보인다. 화자인 ‘나’는 잠에 들었다 깨기를 반복하며, 불면의 시간을 통해 과거를 회상한다. 그 오랜 시간, 그 잃어버린 시간들을 나는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나’는 몽상들 속에서 겨울의 방, 여름의 방, 루이 16세풍의 방, 피라미드 형태의 방 등을 기억해 내는데, 이 방들은 ‘나’가 지냈던 콩브레, 탕송빌, 동시에르, 발베크에서의 삶을 회상하게 한다. 그렇게 「스완네 집 쪽으로」의 1부 ‘콩브레’에서의 유년 시절이 마술 환등기 속 이야기처럼 펼쳐진다.
‘나’가 한밤중에 깨어나 콩브레를 회상할 때, 그에게는 콩브레의 한 단면만이 떠오른다. 그의 생각을 지배한 것은 늘 어머니가 키스하러 오지 않는 저녁의 슬픔, 지성의 기억에 의해 주어진 의지적인 기억이다. 이와 대비되는 비의지적 기억의 매개물, ‘프티트 마들렌’이 녹아든 홍차는 과거와 장소에 대한 총체적인 이미지와 추억을 되살린다.
그러나 아주 오랜 과거로부터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때에도, 존재의 죽음과 사물의 파괴 후에도, 연약하지만 보다 생생하고, 비물질적이지만 보다 집요하고 보다 충실한 냄새와 맛은, 오랫동안 영혼처럼 살아남아 다른 모든 것의 폐허 위에서 회상하고 기다리고 희망하며, 거의 만질 수 없는 미세한 물방울 위에서 추억의 거대한 건축물을 꿋꿋이 떠받치고 있다.
‘나’ 아침이 올 때까지 회상한 추억들은 내가 태어나기 전 스완 씨가 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2부 ‘스완의 사랑’은 콩브레 고모 할머니 댁의 이웃 샤를 스완이 화류계 여인 오데트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스완은 ‘나’가 경험하게 될 미래의 사랑을 예고하는 존재이다.
3부는 다시 ‘나’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돌아온다. ‘나’는 발베크, 피에졸레, 피렌체 같은 도시를 몽상하지만, 지나친 열망은 열병으로 이어져 여행을 단념하게 된다. 대신 샹젤리제에서 스완의 딸 질베르트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나는 질베르트를 통해 스완과 스완의 부인인 오데트의 세계에 들어가려 한다. 3부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불로뉴 숲의 변화 앞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을 방법을 찾지 못해 괴로워하는데, 한 편지에서 프루스트는 1편을 쓸 때까지만 해도 어떻게 시간을 되찾아야 할지 몰랐다며, 「스완네 집 쪽으로」의 결말은 임시 결론일 뿐이라고 못박는다.
프루스트는, 화자인 ‘나’ 마르셀은 어떻게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을 수 있었을까? 우리는 마지막 편 「되찾은 시간」에서 그가 내린 해답을 마주할 수 있다.
어둠 속에서 살아온 삶이 이젠 밝혀질 수 있을 것 같았고, 우리가 끊임없이 왜곡하는 삶이 진정한 삶으로, 요컨대 한 권의 책 속에 실현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런 책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 것이며, 그의 앞날엔 얼마나 고된 일이 기다릴까!하고 나는 생각했다.
+ Film
「스완의 사랑」, 폴커 쉴런도르프, 1984
110분, 컬러
문학 작품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유명한 폴커 쉴런도르프 감독이 제작한 프랑스-독일 합작 영화이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방대한 내용 중 1편 스완네 집 쪽으로의 2부 ‘스완의 사랑’ 부분을 각색했다. 노인이 된 스완이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완의 삶 중 단 하루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라울 루이즈, 1999
158분, 컬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지막 권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162분, 169분 등 여러 버전이 있었지만 158분 판으로 상영되었다. 1922년 프루스트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인생을 회고한다. 실존 인물과 소설 속 등장인물이 뒤섞이며 허구의 세계가 실제 세계를 장악한다.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하기보다, 새로운 해석을 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러브 레터」, 이와이 순지, 1995
113분, 컬러
죽은 애인의 졸업앨범을 보고 옛 주소로 보낸 편지가 동명이인에게 전달되면서 시작된다. 두 여자가 편지를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과거의 추억이 펼쳐진다. 과거의 인연인 후지이 이츠키들을 잇는 매개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책이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