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함께 읽을 고전>
『맥베스』 & 『돈키호테』
•공통 키워드 : 추구하는 자
•비교 키워드 : 욕망 VS 꿈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 『맥베스』는 '예언'이 알려주는 초현실적인 미래를 앞에 두고 한 인간이 얼마나 욕망과 야망에 시달리게 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어떠한 비극이 펼쳐질 수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보여 준다. 용맹한 장군 맥베스에게는 전쟁의 승리 이상 중요한 것이 없었다. 그러나 우연히 마주친 세 마녀의 예언은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마녀 1 맥베스를 환영하라! 글래미스의 영주시다!
마녀 2 맥베스를 환영하라! 코도의 영주시다!
마녀 3 맥베스를 환영하라! 왕이 되실 분이다.
예언의 역할은 미래를 보여 주는 것이지만, 그 내용을 들은 맥베스에게 미래는 자신의 선택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이미 글래미스의 영주인 그가 코도의 영주 자리를 차지하자, 이제는 왕이 될 것이라는 미래를 잠자코 기다리지 않는다. 결국 왕을 살해한 뒤 직접 왕에 오르는 선택까지 생각한다. 자신의 손아귀에 미래가 놓이게 되자, 비극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예언에 따른 미래를 지키기 위해 계속해서 손에 피를 묻혀 가는 맥베스는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적을 만들고, 두려움을 만든다. 잔혹한 살해도 마다하지 않았던 맥베스에게 이 두려움은 스스로를 갉아먹는 씨앗이 된다. 영원히 왕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 것 같은 이들을 제거한다. 맥베스의 부인은 곁에서 이 욕망을 부추긴다. 그 과정에서 탄생하는 비극을 마주하고도 멈추지 않는다. 자신은 패배하지 않으리라 굳게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여인이 낳은 어떤 인간도 그대를 해칠 힘이 없으니 두려움 없이 용감히 싸우라'고 한 마지막 예언은 정확히 맞아 떨어져, 스스로 어머니의 배를 가르고 나온 맥더프의 칼에 죽음을 맞이한다.
주어진 모든 선택의 기로에서 미래는 시시때때로 변한다. 맥베스가 맞이한 피 묻은 비극은 결국 예언에 빚진 것이 아닌, 자신의 선택이었다. 위대한 영웅도 결국 욕망에 굴복하는 한 나약한 인간이다. 끝을 모르고 자라나는 욕망에 파멸까지 이른, 맥베스의 선택을 쉽게 비난할 수 있을까. 또는 동정해도 괜찮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욕망을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이다.
+Opera
오페라의 거인, 주세페 베르디에 의해 오페라로 각색되었다. 건강이 악화되어 요양을 하던 주세페 베르디는 새로운 공연을 제안받고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작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각색하기로 한다. 6개월가량 작곡에 매달리며, 과로로 악화되었던 건강이 회복될 정도로 이 작품을 만드는 일을 즐기기도 하였다. 1847년 피렌체에서 초연되었으며, 각색의 과정에서 맥베스 부인의 역할을 부각시킨 면이 특징이다.
+Film
「맥베스」, 오손 웰스, 1948
107분, 흑백
'저주받은 명작'으로 불리는 오손 웰스의 「맥베스」는 고전으로서의 이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는 시작점이 되었다. 셰익스피어 광으로 알려진 오손 웰스는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자신의 원하는 바를 표현하고자 했다. 제작비 등의 문제로 역사적 공간을 완벽히 고증하지는 못했으나, 이러한 지점 덕분에 공간이 결여되어 인물의 감정이 더욱 부각된다. 또한 롱테이크와 독백의 적절한 활용으로 맥베스의 첫 살해 장면, 맥베스 부인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남았다.
「거미집의 성」, 구로사와 아키라, 1957
110분, 흑백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는 「맥베스」를 일본 막부와 사무라이의 시대로 가져온다. 또한 일본 전통극인 '노가쿠'의 형식을 가져왔다. 이야기의 큰 구조는 동일하게 가져왔으나, 세 마녀에 대한 내용과 결말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로 셰익스피어가 구멍으로 남겨 뒀던 부분을 메꿨다는 극찬을 받았다.
「맥베스」, 로만 폴란스키, 1957
140분, 컬러
로만 폴란스키의 「맥베스」는 감독 개인의 비극에서 탄생했다. 맨슨 패밀리에 의해 부인과 자신의 일가족이 살해당한 뒤 만든 이 영화에는 욕망에 의한 폭력과 살인에 대한 냉소로 가득하다. 이로 인해 주인공인 맥베스라는 인간의 욕망, 고뇌 등에 초점을 두기보다 야만적인 사건들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당시 미국 사회의 마틴 루터 킹 살인 사건, 베트남 전쟁 등의 사건에 대한 회고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Lady Macbeth, 맥베스 부인
『맥베스』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 중, 독자들의 시선을 가장 사로잡는 인물은 맥베스 부인이다. '중세'라는 배경 속에서 맥베스 부인은 맥베스에 못지않은 명예에 대한 욕망을 직접적으로 표출한다. 망설이는 맥베스를 부추기는 역할도 맥베스 부인이다. 이러한 지점에 영향을 받아 러시아 소설가 니콜라이 레스코프는 1865년 『므첸스크 군의 맥베스 부인』 을 집필했다. 자신의 욕망을 좇아 손에 피를 묻히기까지 하는 주인공을 등장시켰으며, 윌리엄 올드로이드 감독에 의해 2017년 「레이디 멕베스」라는 영화로 재탄생했다.